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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완벽한 타인> 영화 후기, 핸드폰 속 은밀한 비밀

by 지몽별 2023. 3. 14.

완벽한타인

이탈리아 <Perfect stranger>의 리메이크 영화 <완벽한 타인>은 이제 잠시라도 우리 곁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핸드폰을 둘러싼 비밀 게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당장 내 핸드폰이 모두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지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찔한 그 순간이 부부 동반 모임에서 밝혀집니다.

핸드폰 속 은밀한 비밀

속초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은 영랑호에서 얼음낚시를 하면서 월식을 구경하게 됩니다. 그렇게 34년이 흐르고 월식이 있는 날 집들이 겸 친구들은 부부와 함께 한 집에 모이게 됩니다. 오랜만에 모인 남자들은 서로 비밀이 전혀 없는 사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럼 우리 게임 한번 해볼까? 다들 핸드폰 올려놔봐.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걸 다 공유하는거야.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싹." 그렇게 자신감 사이에서 게임이 시작됩니다. 각자의 긴장감 속에 시작 된 게임은 하나 둘 전화벨이 울리며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감추고 싶었던 사생활이 폭탄처럼 공개됩니다. 바람을 피우고 있던 사람, 배우자 몰래 투자를 하고 있던 사람, 여자의 이상한 사진을 밤마다 받고 있던 사람, 겉으론 친한 척하지만 뒤에서는 욕하고 있던 사람, 40년 동안 숨겨온 동성애에 대한 내용까지 폭탄처럼 비밀이 밝혀지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서로에 대한 오해가 쌓이고 변명이 오가며 상처만 남게 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식탁을 가운데 놓고 7명이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비밀스러운 내용은 흥미진진하게 이어져 나갑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 돌아가는 반지는 비현실적인 상황이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현실상황은 행복하게 보입니다. 핸드폰으로 가려진 모습을 가진 이들은 모두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인 것입니다.

배드엔딩 그리고 해피엔딩

영화는 두 가지의 엔딩을 모두 보여줍니다. 핸드폰 게임을 하게 됨으로써 비밀이 폭로되고 관계가 깨지는 배드엔딩. 그리고 핸드폰 게임을 하지 않음으로써 모두의 비밀이 지켜지고 행복한 모습이 유지되는 해피엔딩. 하지만 배드엔딩이 그저 배드엔딩인지, 해피엔딩이 그저 해피엔딩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행복한 모습으로 보여지지만 여전히 은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때론 비밀을 솔직히 나누고 그 모습을 보듬어줄 수 있는 관계가 해피엔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의 블랙박스

"아무튼 이 핸드폰이 문제야. 쓸데없이 너무 많은 게 들어있어. 완전 인생의 블랙박스라니까."

>>> 2018년에 나온 영화인 <완벽한 타인>은 지금에 와서 더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로 나온 <핸드폰을 떨어트렸을 뿐인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핸드폰에 기대고 사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이지만 나에 대해 모든 걸 보여주지 않고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모든 걸 말하지 않습니다. 말하지 않는 그 모든 것이 각자의 핸드폰 속에는 들어있습니다. 

 

"사람의 본성은 월식 같아서 잠깐은 가려져도 금방 드러나게 되어 있어."

>>> 겉으로는 친하게 보이고 이해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들이 없어요. 우린 상처 받기 쉽고. 근데 이 핸드폰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거든. 완벽한 기계로 게임을 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내가 아는 것보다 낯설 수가 있거든."

>>> 반지가 돌아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그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핸드폰을 통해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면 상처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 말합니다. 비밀을 간직한 상태가 행복이 지켜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우리는 다 이렇게 살아가는 거야."

>>>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내 가까운 사람, 가족이나 친구의 모습이 내가 아는 것의 다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나 또한 그들에게 나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다는 것. 그게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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