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제목만 봤을 때는 뻔한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초집중하게 만드는 마라맛 대사들과 그 와중에 드러나는 연애의 민낯은 유쾌하면서도 화끈거리는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연인과 재미있게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연애가 싫지만 누구보다 화끈한 로맨스
전 남친과 이별 후 연애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29살의 '함자영'은 연애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성적인 부분만을 갈구하는 상대를 찾게 됩니다. 일도 연애도 호구 잡히기 딱 좋은 캐릭터의 34살 '박우리'는 편집장의 19금 칼럼을 작성하라는 업무를 떠맡게 됩니다. 이렇게 둘이 만난 곳이 바로 데이팅 어플이다. '함자영'의 아이디는 '막자영', '박우리'의 아이디는 '직박구리'. 이 영화의 언래 제목이 '우리, 자영'이 될뻔했다는데 이름을 정말 센스있게 잘 지은 것 같아요. 데이팅 어플로 만난 둘은 원나잇을 하게 되고 그 관계는 지속되며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그야말로 연애 빠진 로맨스의 시작이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갈수록 호감은 깊어가고 '함자영'과의 시간들을 칼럼에 기재했던 '박우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둘의 관계에는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두 사람의 변화는 직접 영화에서 확인하시기를!
전종서와 손석구의 현실적인 마라맛 연애
솔직하고 시원하게 19금 발언을 마구 뱉어내는 '함자영' 역할에는 전종서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내 친구같은, 내 이웃에 살고 있는, 내 동생같은, 그런 현실적인 캐릭터와 찰떡인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전종서 배우는 2018년 영화 '버닝'을 통해 데뷔해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여배우입니다. 2020년의 넷플릭스 영화 '콜'에서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를 연기하며 대중에게 크게 알려졌습니다. 2021년에는 넷플릭스의 동명 히트작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드라마 '종이의 집'에 '도쿄'역할을 맡았습니다.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는 너무나 현실적인 캐릭터로 뻔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살리며 영화의 맛을 살렸습니다. 무심한듯 툭툭 내뱉는 숨김없는 19금 발언들은 당혹스러움과 개운함 그 사이를 오가며 간지러운 곳을 긁어줍니다. 또 다른 주인공 '박우리'를 연기한 손석구 배우는 그 어디보다 더수룩한 이미지로 순한 이미지의 청년으로 나오지만 결코 순수하지만은 않습니다. 두 사람의 티티카카는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요즘 정말 핫한 손석구 배우는 시카고 예술대학교 시절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꿨다가 군제대 후 캐나다에서 잠시 농구 선수를 준비하다가 연기, 연출을 공부했습니다. 한국으로 온 후 연극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고 연극 '사랑이 불탄다'를 통해 미드 '센스8'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됩니다. 2018년 tnN 드라마 '마더'에서 냉혹하고 잔인한 악역을 맡으며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2019년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와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 탄탄한 인기를 쌓게 됩니다. 저는 '센스8'에서 처음 손석구를 보고 나중에 '멜로가 체질'을 봤는데 동일인물인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그만큼 캐릭터마다 특징적인 연기로 매력적인 연기를 펼치는 배우입니다. 영화 '범죄도시2'에서는 충격적인 악역을 맡아 또 다른 배역으로의 변신을 했었죠. 이런 매력적인 두 배우가 펼친 티티카카 포텐 터지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서로에게 빠지는 '함자영'과 '박우리'처럼 그 둘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만듭니다.
우리 사이, 애매하다. 애매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과 15세라는 등급에 '킬링타임 영화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15세 영화인지 싶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는 19금 발언들은 폭탄처럼 계속 터집니다. 그야말로 빨간맛 로맨스. '함자영'도 '박우리'도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런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누구나 생각해봤을 사랑에 대한, 섹스에 대한, 연애에 대한 솔직한 발언들입니다. "연애는 방구고, 결혼은 똥이야. 그냥 실컷 방구 끼다가 똥 마려울 때 되면 결혼하는거지 뭐."라는 '함자영'의 대사에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두 사람은 연애가 빠진 로맨스를 하지만 '박우리'의 대사처럼 이게 연애가 아니면 무엇인가 말이죠. 재미있는 건 '박우리'가 써야했던 섹스 칼럼에도 섹스는 없었다는 거에요. 연애 빠진 로맨스를 하며 섹스 빠진 섹스칼럼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19금 가득한 영화에 19금이 없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난 후 참 재미있었던 부분입니다. 감독의 큰 그림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유쾌하게 야한 영화, 킬링타임 없는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버린 킬링타임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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